미술계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김윤신. 그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활동해왔지만, 최근 국내 미술계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 세계는 자연과 우주의 조화를 탐구하는 깊은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조각과 회화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이번 글에서는 김윤신 작가의 작품 세계, 최근 전시, 미술 시장에서의 평가 등을 소개하며 그의 예술이 왜 주목받고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1. 김윤신의 삶과 작품 세계 – 자연과 인간의 조화
* 김윤신의 삶
193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김윤신 작가는 1959년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조각과 석판화를 공부했다. 이후 한국으로 귀국해 활동하다 아르헨티나로 이주하여 50년 넘게 해외에서 활동하며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했다. 그는 남미의 자연 속에서 조각을 연구하며 '합이합일, 분이분일'이라는 개념을 정립하였고,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형적으로 탐구했다. 최근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 미술계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 작품 세계
김윤신 작가는 자연 속에서 발견한 원리를 조각과 회화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독특한 예술관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작품을 창작하는데, 이는 ‘둘을 합하여 하나를 이루고, 다시 분열하여 둘이 된다’는 철학적 원리를 조각과 회화에 담는 방식이다. 이러한 개념은 동양의 음양 사상에서 출발하며, 그의 조각 작품에서는 나무를 쪼개고 맞추며 결합하는 과정이 그대로 반영된다.
특히, 그는 조각 작업에서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전통 한옥의 결구 기법을 적용한다. 이는 단순한 조각을 넘어 하나의 구조체로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최근에는 나무 조각에 색을 입히는 기법을 통해 ‘회화-조각’이라는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회화 작품은 강렬한 색채와 기하학적 구성으로 조각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표면에 물감을 긁어내는 기법을 통해 깊이감을 더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러한 점에서 김윤신의 작품은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2. 최근 5년간 주요 전시
김윤신 작가는 최근 5년간 국내외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을 펼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각 전시는 그의 예술 세계를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자리였으며,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1)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관 개인전 (2023년)
2023년,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관에서 열린 《김윤신: 더하고 나누며, 하나》 전시는 그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한 대규모 회고전이었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7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그의 조각 철학을 조명했다. 특히, ‘더하고 나누며, 하나’라는 전시 제목은 그의 대표 개념인 ‘합이합일, 분이분일’을 순우리말로 풀어낸 것으로, 관람객들에게 그의 사상을 쉽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전시는 평론가들로부터 ‘한국 조각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그의 목조각과 회화 간의 연계성을 조명한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미술 전문지 월간미술은 이 전시를 "김윤신 조각 세계의 정수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평하며,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이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관람객 반응 역시 뜨거웠으며, 그의 예술 철학이 대중들에게 새롭게 조명되는 계기가 되었다.
(2) 국제갤러리 개인전 (2024년)
2024년에는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 **《Kim Yun Shin》**이 개최되었다. 이는 그의 국내 복귀를 알리는 중요한 전시였으며, 약 50여 점의 목조각 및 회화 작품이 전시되었다. 해당 전시는 국내외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으며, 작품들이 완판되는 등 미술 시장에서도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
국제갤러리 전시는 ‘김윤신의 작품이 국제적 맥락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지닌다’는 점을 입증하는 자리였다. 뉴욕 타임즈 아트 리뷰는 "김윤신의 작품은 자연과 철학을 결합한 독특한 시각적 언어를 지닌다"고 평가했으며, 국내 평론가들은 "김윤신이 한국 조각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3)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초청 (2024년)
또한,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제60회 본전시에 초청된 것은 그의 작품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는 원로 작가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로, 그의 예술 세계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3. 미술 시장에서의 평가 – 새롭게 떠오르는 블루칩 작가
김윤신 작가는 최근 미술 시장에서도 급부상하며 블루칩 작가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8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그의 유화 작품 *〈환희〉*가 예상가를 상회하는 3천만 원에 낙찰되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내 영혼의 쉼〉*이 시작가의 7배인 약 6천4백만 원에 판매되었다. 이는 컬렉터들이 그의 작품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큰 시장성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제 미술계에서도 김윤신 작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 기반의 유명 갤러리 **리만머핀(Lehmann Maupin)**과 서울 국제갤러리가 그의 전속 계약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그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평가는 그의 작품이 단순한 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철학적 깊이와 조형적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4. 김윤신의 작품을 감상하며
저는 몇 년 전 김윤신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그의 조각에서 강렬한 에너지와 균형감을 느낀 기억이 있다. 단순한 나무 조각이 아니라, 마치 자연이 스스로 결합하고 성장한 듯한 유기적인 형상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그의 전시장에서 본 목조각 작품들은 ‘더하기와 나누기’라는 개념이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깊은 철학적 사유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최근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전시를 방문했을 때는, 그의 작품이 어떻게 시대를 초월하여 현재까지도 강한 울림을 주는지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89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창작을 이어가는 그의 열정은 현대미술계에서 매우 희귀한 사례이며, 이는 우리에게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김윤신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실험정신이었다. 조각 작품의 표면을 활용한 색채 표현과 기하학적인 조형이 회화적 요소와 결합되면서,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시도를 감상할 수 있었다. 그의 작업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자유롭고 실험적인 형태로 변화해왔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창조해 나가고 있음을 느꼈다.
앞으로도 김윤신 작가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확장될지 기대가 크며, 그의 전시를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도 그의 조각과 회화가 더욱 널리 알려지길 기대하며, 그의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철학적 통찰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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