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연과 삶을 화폭에 담은 화가강원도 설악산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지니고 있다. 초록의 여름 숲, 단풍으로 물든 가을, 눈 덮인 봉우리의 겨울. 그 다채로운 풍경을 수십 년간 한결같이 화폭에 담아온 인물이 있다. 바로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종학 작가다.처음 그의 작품을 본 것은 서울 사간동의 갤러리현대에서였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현실보다 더 강렬한 자연의 색감, 그리고 바람결마저 담은 듯한 생생한 붓터치였다. “이건 설악산이라기보다, 설악산을 바라보는 화가의 감정 그 자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2. 설악산에서 피어난 화풍의 전환김종학 작가는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대를 졸업한 뒤, 1979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설악산 기슭 속초에 정착했다. 이후 그의 화풍은 추상에서 벗어..